안녕하세요...
안녕하세요...
안녕하신가… 칼렙, 자넨가?... 아니야… 칼렙을 많이 닮았군...
저는 그 아들입니다. 저… 여쭤보고 싶은 게 많아요.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.
실망시켜서 미안하네만, 젊은이, 난 별로 대답해줄 수 있는게 없다네. 내... 부탁 하나가 있는데, 일단 천천히 얘기하지…
그 전에 뭐든 물어보게. 대답할 수 있는 건 대답해 주지.
선택지
이너 서클에 관해 묻기
이너 서클에 대해 알고 계세요? 부처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아시나요?
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… 누구도 내 의견을 진지하게 묻는 사람은 없어. 뭐 하러 그러겠어...
뭐라고요? 현명한 지도자시잖아요!
그게 뭐? 현명한 지도자는 이미지에 불과해.
‘국부’이자, '위대한 국가의 지도자’시잖아요. ‘우리 시대’의 '양심이자, ‘정신’이자 '영광’이시잖아요!
아… 이야기를 하나 해 주지. 믿기 어렵겠지만, 아주, 아주, 아주 오래 전에는... 나도 십대였던 시절이 있었어. 그때는 환상 소설이 아주 인기가 많았지.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거랄까… 비슷한 거라도 읽어 본 적이 있나?
그런 책들은 모두 금지됐어요. 현실에 살아야 하고, 환상 속에 살아서는 안 된다면서 말예요.
하지만 내 청소년기와 젊은 시절에는, 그런 것들이 넘쳐났어. 넘쳐나는 이야기 중에서 좋은 스토리를 고르는 게 가장 고민이었던 시절이었지. 그래서 친구가 나쁜 스토리를 골라내는 가장 쉬운 방법을 알려줬어.
줄거리를 읽으라는 거야. 그리고 문장 중간에 강조 표시된 단어가 셋 이상이면, 높은 확률로 그 책은 쓰레기라고 했지. 그 법칙은 지금도 거의 100%에 가깝게 들어맞는다네.
이제 내가 그런 ‘현명한 지도자’, ‘양심’, ‘정신’ 같은 말에 진력이 났다 해도 이해해주겠지?
왜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죠?
그저 여기 누워서 불의가 판을 치는 걸 보고만 계시는 이유가 뭔가요? 모두 당신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어요!
내가 뭘 할 수 있나? 난 여기 장치들 없이는 몇 발짝도 떼지 못할 힘없는 늙은이일 뿐인데.
내가 어떻게 ‘현명한 지도자’가 되었는지 들어보지 않겠나?
난 혁명이 갓 시작했을 때, 난 야심 있는 연극배우였어. 거의 작은 역할만 맡곤 했지만. 가장 굴욕적이었던 경험은 3시간 동안 시체 시늉을 하고 있었던 거지. 아이러니하지, 그렇지 않나?
어느 날, 혁명주의자들은 공연이 한창인 극장을 휩쓸며 ‘부르주아적 가치를 숭상한다’며 모든 배우를 쏘아 죽였어. 난 이미 죽은 척하는 연기를 하고 있어서, 내가 죽은 줄 알고 가버렸지.
일주일이 지나고, 난 그들을 우연히 마주쳤어. 그들은 충격을 받았지. 날 기억하고 있었던 거야.
그중 누군가 외쳤어. “기적이다!” 그리고 내가 깨닫기도 전에, 연설자로 받들어 모셔졌지.
두려움을 느꼈던 건지, 안도를 느꼈던 건지, 난 갑자기 휩쓸려 버렸어. 그리고 내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연설에 재능이 있다는 게 드러났지.
하룻밤 만에, 나는 혁명의 얼굴이 되었지! 그리고, 자네도 알겠지만, 나는 다른 사람의 말을 무대에서 전하고, 다른 사람들을 고무시키고 설득하는 일을 하게 됐다네.
난 아무것도 아니야.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채로 남았지. 메아리가 되어서.
그래도 최소한, 이제 죽은 척은 안 해도 돼. 자네가 보다시피, 이미 시체보다 더 시체 같으니까.
건강 상태 묻기
이게 다 뭔가요? 왜 여기 계시죠? 여기저기 연결된 관은 다 뭐고요?
난 100살도 넘게 살았어. 망가진 장기를 계속 이식하면서 날 생명유지 장치에 연결시켜 놓았거든.
문제는 내 의사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게야. 내가 필요 없어지면, 언제든 나를 인위적인 코마 상태에 빠뜨려.
대부분 새로운 선전 영상을 찍을 용도로 내가 필요해지면, 날 다시 살려내고.
왜죠? 그냥 대역을 쓰는 게 낫지 않을까요?
그런 것도 썼지. 하지만 대역도 인간이니 바라는 게 있지 않겠나. 돈, 여자, 술... 몇 번의 실패를 겪으니 운명에 순응한 단 한사람을 다시 쓰기로 한 게야.
내가 모르는 게 아닐세. 날 대신할 건 많아. 그놈들은 그냥 귀찮은 게 싫어서 날 쓰는 게지.
선택지
부탁이요?
무슨 부탁이 있으시죠?
초면에 부담스러운 부탁일 수도 있겠군. 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을 테니 부탁하지.
난 이제 너무 지쳤어. 내 자신에게 질렸어...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도록, 여전히 영혼 없이 말하는 기계일 뿐이니까...
날 죽여주면 좋겠군.
뭐라고요?!
죽여. 자네에게 이렇게 비네. 이 의미 없는 고뇌를 끝내줘. 게다가, 내 생명을 붙드느라고 너무 많은 사람들의 장기를 빼앗았어.
지금 나는 똑같은 노래를 반복하는 턴테이블일 뿐이야.
장치를 뽑는 건 소용 없어. 생명유지 장치에 보호 장치가 무지막지하게 붙어있거든. 그냥 베개...를 들어...
날 죽여, 친구. 옳은 일을 해. 내 고통을 끝내주게...
선택지
동의하기
네, 도와드릴게요. 죄송합니다.
미안해할 필요 없어. 끝까지 그 손을 놓지 말게! 그리고 부디, 이게 진정 나를 위한 일임을 알아주길.
거절하기
죄송합니다. 전 그럴 수 없어요.
그렇다면 이제 더 할 말이 없네. 피곤하군.
그런 얘기 할 시간 없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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